최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회장 조향현)가 장애인에 대한 청소년의 긍정적인 인식을 일깨우기 위해 '2015 장애청소년 BestFriend'사업을 실시하고 활동사례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 비장애인 학생 71명(팀)이 응모했으며 이들 중 개인 17명과 단체 3팀 등 총 20명(팀)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이들의 활동사례수기를 연재한다. 열한 번째는 전소연 양의 활동사례 수기다.

“이기적인 성격 바꿔준 장애친구”
강원 강릉여자고등학교 전소연

제가 ○○의 도우미를 하게 된 건 올해부터입니다. 처음에 ○○의 도우미를 하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보았던 ○○이는 욕도 많이 하고, 난폭한 행동을 하던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접은 종이학을 건네주며 “예뻐”라고 해주던 ○○이의 모습이 순간 떠올라 도우미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기 초 ○○이는 반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며 복도에서 소리 지르기,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가지 않겠다고 욕을 하며 소리 지르기, 이동 수업을 하러가지 않겠다고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버티기, 수업시간에 엎드려 잠만 자기, 욕을 하며 수업 방해하기, 반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고 욕하고 친구들 때리기 등 2학년 생활에 적응하는데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한동안 저는 ○○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짜증도 많이내고 소리도 지르는 등 ○○이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들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게 낯설어서 그랬던 ○○이의 방어적인 행동들이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의 도우미 친구를 할 수 있는 건 바로 하루하루 변화된 모습을 보며주는 ○○이덕분입니다. 요즘 ○○이는 학기 초에 하던 안 좋은 행동들은 전혀 하지 않으며 욕을 자제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한 어눌한 발음이지만 친구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점심시간에는 게임을 하며 친구들과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학업에 지친 친구들을 잘 위로해주며 수업시간에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에 대한,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칭찬을 해주어 모두가 웃으며 행복해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반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잘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반은 각자 학급의 구성원으로써 맡은 1인1역할이 있습니다. ○○이는 친구들의 ‘꿈 접어주기’ 역할을 맡아 친구들이 종이에 꿈이나 이루고 싶은 소망 등 을 적어 ○○에게 전해주면 ○○이는 그것을 예쁘게 학으로 접어 통에 넣어줍니다.

○○이 덕분에 도움 반에 있는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점심시간마다 도움 반에 찾아가서 도움 반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 보면 순수한 친구들이여서 그런지 그때 만큼은 저도 순수해지는 기분이 들며 마음속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껴 힐링이 되는 듯 한 기분이 듭니다. 도우미 친구를 하며 ○○이에게 고마운 것들이 너무나 많이 생겼습니다.

이기적이던 제가 다른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으며 책임감도 생겼습니다. 또한 저는 예전까지만 해도 ‘장애인은 두려운 존재, 희망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만나 함께 생활하다 보니 그동안 제가 부정적인 편견에 갇혀 그들을 바라보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며 덕분에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고, 대신 좋은 인식과 추억들이 생겨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은 보람과 가치가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편견이라는 딱딱하고 차가운 시선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저와 ○○이가 졸업을 하여 단지 동창생으로 남았을 때 ○○이가 학창시설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 나에게 참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저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며 ○○이가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는 분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