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생일, 케익 대신 바리깡 들었다
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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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0 10:09
13번째 생일, 케익 대신 바리깡 들었다
한자협, 국회 앞 “예산 확대 촉구” 2차 삭발
활동지원 수가 1만1000원 등 예산 요구 전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10-19 17:28:44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 창립 13주년 기념일인 19일, 한자협은 케익 대신 바리깡을 들었다. “내년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을 확대해달라”는 처절한 외침을 국회앞에서 또 다시 행동으로 보였다.
한자협이 삭발을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자협 등 9개 단체가 모인 2017중증장애인생존권 예산 쟁취 공동행동은 지난 9월6일부터 13일까지 청와대 앞 종로장애인복지관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중인 9월9일, 양영희 회장, 노금호 부회장, 박대희 부회장이 1차로 삭발을 감행한 바 있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며 분노를, 절규를 담은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잘려나갈 때마다 8명의 삭발자들의 표정은 서러움의 눈물에서, 결의 찬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날 선천성 소아마비로 태어나 평생 민폐로 살았다던 권달주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자신의 생일날 케익 대신 바리깡을 선택했다.
한자협이 삭발을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자협 등 9개 단체가 모인 2017중증장애인생존권 예산 쟁취 공동행동은 지난 9월6일부터 13일까지 청와대 앞 종로장애인복지관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중인 9월9일, 양영희 회장, 노금호 부회장, 박대희 부회장이 1차로 삭발을 감행한 바 있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며 분노를, 절규를 담은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잘려나갈 때마다 8명의 삭발자들의 표정은 서러움의 눈물에서, 결의 찬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날 선천성 소아마비로 태어나 평생 민폐로 살았다던 권달주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자신의 생일날 케익 대신 바리깡을 선택했다.
■활동수가 1만1000원, 장애인연금 30만원으로=지난 9월 발표된 ‘2017년 정부 예산안’은 중증장애인 현실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러 차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먼저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시간당 수가가 최저임금 인상률조차 반영되지 않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9000원으로 동결시켰다. 이는 활동보조인의 처우와 함께 중개기관, 나아가 중증장애인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수가를 1만1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예산은 올해 37억1700만원에서 35억3400만원으로 5% 삭감됐다. 이에 한자협은 지원센터를 62개소에서 80개소로 늘리고 지원규모도 2억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의 소득과 직결되는 장애인연금의 경우도 1~3급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기초급여도 월 20만5430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할 것을 함께 촉구했다. 이와 아울러 탈시설-자립생활 지원 예산도 162억3500만원을 신규로 반영할 것을 담았다.
먼저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시간당 수가가 최저임금 인상률조차 반영되지 않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9000원으로 동결시켰다. 이는 활동보조인의 처우와 함께 중개기관, 나아가 중증장애인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수가를 1만1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예산은 올해 37억1700만원에서 35억3400만원으로 5% 삭감됐다. 이에 한자협은 지원센터를 62개소에서 80개소로 늘리고 지원규모도 2억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의 소득과 직결되는 장애인연금의 경우도 1~3급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기초급여도 월 20만5430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할 것을 함께 촉구했다. 이와 아울러 탈시설-자립생활 지원 예산도 162억3500만원을 신규로 반영할 것을 담았다.
■벼랑 끝에 선 활동가들, 눈물 삼킨 삭발=“머리 깎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 그런데 죽기 싫으니까 죽기보다 싫은 것을 한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은 이날 세 번째 삭발을 감행했다.
지난 2006년 3월 활동보조 제도화 투쟁을 위해 서울시청 앞 노숙을 하고, 한강대교에서 6시간을 뱀처럼 기었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게 수치스럽고 비참했다. 머리카락을 버리고 얻었던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너무나 소중했다.
하지만 2007년, 1년이 지나서 복지부는 본인부담금 적용, 대상자 제한, 시간제한 지침을 내렸다. 울분이 터진 최 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3일간 단식 농성을 전개하며 또 다시 머리를 깎았다. 머리카락을 버리고 나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면, 버리는 것에 주저 하지 않겠다는 최 소장. 그녀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 다시 바리깡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머리카락 하나하나에 우리의 분노를 담고 절규를 담아 이 나라 정부에 다시 알립시다. 손짓, 발짓, 몸짓으로 그것도 안 되면 한 줌의 머리카락을 태워서 재로 만들어서라도 우리도 사람임을 알립시다.”
선천적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25년은 집안에, 18 년에 시설에서 살아왔던 장미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협회 안동시지회장. 8년째 활동보조를 받고 있는 장 지회장은 중증장애인으로 여성장애인으로 삶의 매순간 장벽에 부딪혀왔다.
“저의 머리가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열 번을 삭발해 우리들의 삶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어색한 바리깡 앞에서 장 지회장은 첫 삭발을 했다. 곱게 매만진 머리카락은 서러운 눈물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를 지켜보던 활동가들도 함께 아파했다.
장 지회장은 “점점 줄어나가는 탈시설 예산과는 달리 점점 늘어나는 거주시설의 예산에 맞서고, 목숨 같은 활동보조 시급 인상과 폭 넓은 재가 장애인의 예산을 당당히 얻고자한다”며 “선진국의 부끄럽지 않는 복지국가를 만들어주길 바라며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이날 삭발식 후 각 당대표 면담서를 제출했으며, 앞으로 예산 심의가 진행되는 국회를 향해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지난 2006년 3월 활동보조 제도화 투쟁을 위해 서울시청 앞 노숙을 하고, 한강대교에서 6시간을 뱀처럼 기었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게 수치스럽고 비참했다. 머리카락을 버리고 얻었던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너무나 소중했다.
하지만 2007년, 1년이 지나서 복지부는 본인부담금 적용, 대상자 제한, 시간제한 지침을 내렸다. 울분이 터진 최 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3일간 단식 농성을 전개하며 또 다시 머리를 깎았다. 머리카락을 버리고 나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면, 버리는 것에 주저 하지 않겠다는 최 소장. 그녀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 다시 바리깡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머리카락 하나하나에 우리의 분노를 담고 절규를 담아 이 나라 정부에 다시 알립시다. 손짓, 발짓, 몸짓으로 그것도 안 되면 한 줌의 머리카락을 태워서 재로 만들어서라도 우리도 사람임을 알립시다.”
선천적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25년은 집안에, 18 년에 시설에서 살아왔던 장미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협회 안동시지회장. 8년째 활동보조를 받고 있는 장 지회장은 중증장애인으로 여성장애인으로 삶의 매순간 장벽에 부딪혀왔다.
“저의 머리가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열 번을 삭발해 우리들의 삶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어색한 바리깡 앞에서 장 지회장은 첫 삭발을 했다. 곱게 매만진 머리카락은 서러운 눈물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를 지켜보던 활동가들도 함께 아파했다.
장 지회장은 “점점 줄어나가는 탈시설 예산과는 달리 점점 늘어나는 거주시설의 예산에 맞서고, 목숨 같은 활동보조 시급 인상과 폭 넓은 재가 장애인의 예산을 당당히 얻고자한다”며 “선진국의 부끄럽지 않는 복지국가를 만들어주길 바라며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이날 삭발식 후 각 당대표 면담서를 제출했으며, 앞으로 예산 심의가 진행되는 국회를 향해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