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복싱 챔피언, 장애인태권도 챔피언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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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복싱 챔피언, 장애인태권도 챔피언 노린다

최인호 0 546

킥복싱 챔피언, 장애인태권도 챔피언 노린다

국가대표 최재식, 아시아선수권 메달 향해 매진

끝을 보는 성격, 훈련 뿐…올림픽 우승 최종목표

에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3-10 16:17:01

지난 9일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만난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최재식 선수. 인터뷰를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9일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만난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최재식 선수. 인터뷰를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에이블뉴스

“아직 오전에 해야할 운동을 끝내지 못했어요. 10분만 있다가 인터뷰 합시다”

지난 9일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만난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최재식(지체장애3급·37세) 선수는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올해 최초로 필리핀에서 열리는 장애인태권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한 달여 기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오는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며, 2020도쿄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 중 하나인 개인랭킹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어 중요한 대회다.

지난달 말 훈련원에 입촌, 강도가 높은 훈련을 반복해오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훈련을 마치고 나온 그는 피곤한 안색이 역력했다.

장애인태권도 분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는 한국 무에타이(킥복싱) 계에서는 입지전적의 인물로 꼽힌다.

국내에서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2007년 무에타이 웰터급 한국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 2005년에는 K-1 코리아 맥스 대회에서 일본의 비장애인 선수를 백스핀 블로우로 KO시켜 '신의 왼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돌연 은퇴를 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졌다. 간혹 언론을 통해 휠체어장애인 강원래와 쿵따리유랑단 활동으로 장애인식 개선에 힘을 쏟는다는 소식만 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현역을 떠난 그가 갑자기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가 된 이유는 뭘까?

처음 그에게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것을 권유한 것은 고등학교 은사인 정용국 코치였다. 2020년에 도쿄에서 장애인올림픽이 열리는데 장애인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니 도전해보라고 한 것.

주변의 권유에도 정작 그는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치고는 나이가 많다는 핸디캡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체력을 꾸준히 관리해왔고 아내가 적극적으로 추천을 하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 마침내 지난 2월 국가대표로 최종 발탁됐다.

“아내는 제게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장모님은 제가 국가대표가 됐다고 하니 좋아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무에타이에서는 국내챔피언을 해봤으니 세계챔피언도 해봐야죠.”

막상 국가대표가 됐지만 여전히 걱정은 그의 생각에서 떠나지 않았다. 꾸준히 운동을 했지만 몸은 예전보다 약해져 있었고, '장애인태권도에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어서다.

지난 9일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돌려차기 연습을 하고 있는 최재식 선수. ⓒ최재식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9일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돌려차기 연습을 하고 있는 최재식 선수. ⓒ최재식

걱정은 국내 유일의 장애인체육 전문훈련기관인 훈련원에서 합숙훈련을 하면서 사라졌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의 신병현 총감독, 임영진 코치, 양홍석 코치의 세심한 지도는 물론 훈련원이 제공하는 체계적인 선수훈련지원 시스템이 훈련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

그는 4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촘촘하게 짜인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다. 매일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조깅을 하고, 10시부터 12시까지는 인터벌 트레이닝, 웨이트 트레이닝, 순발력 및 지구력 운동을 소화해 낸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태권도 겨루기 훈련을, 7시부터 9시까지는 발차기를 빠르게 하는 연습이라든지 스탭을 빠르게 바꾸는 연습 등 자유롭게 훈련을 한다.

고된 훈련을 버텨내는 것은 무에타이 웰터급 한국챔피언으로 이끌기도한 '마음을 먹은 일에는 끝을 보는 성격'의 영향이 크다.

필리핀 대회에서 그는 금메달을 따 아들의 목에 걸어준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장애인태권도 룰이 몸통공격만 가능하기 때문에 수 싸움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유투브를 통해 러시아와 터키, 이란의 선수들 경기력을 보니 모두 위협적이더군요. 그래도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낼 것 입니다. 도쿄장애인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는 장애인태권도가 2020년 도쿄장애인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만큼 태권도선수를 지망하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건내기도 했다.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를 하면 그 과정 속에서 자신감이 있는 나로 바뀝니다. 세상의 어떤 어려운 일도 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 입니다. 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용기와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월 국기원에서 열린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2월 국기원에서 열린 '2016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재식 선수가 겨루기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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