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물의 숨은 뜻, 농인들에겐 ‘신세계’
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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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5 10:35
몰랐던 유물의 숨은 뜻, 농인들에겐 ‘신세계’
‘한국수어사전’ 활용해 박물관 체험…“목마름 해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4-22 15:19:56
“글쎄요, 말 그대로 농인들에게 신세계가 열렸다고 해야 할까요?그 정도로 반갑고 좋습니다.”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수어사전’ 해설 동영상을 접한 농인 7명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청인들에게는 ‘박물관’ 단어에 딱딱함과 지루함을 느끼기 마련. 학창시절에 과제로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그런 공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인들에게는 그동안 “멋있다”고만 느꼈던 유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20여년이 흘러서야 알게 됐다.
이들이 박물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스마트폰. 한국수어사전(http://sldict.korean.go.kr)을 검색했다. 한국수어사전은 국립국어원이 한국수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농인의 언어 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 20일 개통한 언어 보물 상자다.
지난 2005년부터 한국농아인협회와 더불어 한국수어 일상용어를 수록한 국어원은 그동안 ‘한국수화사전’과 법률, 교통, 종교 등 10개 분야 한국수어 전문용어 사전을 편찬해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컴퓨터 뿐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환경에서 한국수어사전을 제공하고, 편의성과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이 특징.
그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체험은 한국수어사전에서 ‘문화정보 수어’. 그 중에서도 총 548개의 유물에 대한 수어동영상이 담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뤄졌다. ‘문화정보 수어’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민속박물관 67개, 국립한글박물관 35개의 동영상으로 구성됐다.
동영상 속 모델은 역사적 지식과 이해력이 뛰어난 농인 5명으로 이뤄졌는데. 이은영, 황은진, 조희경, 이재란, 지미경 등이 그 주인공. “농인 당사자라서 그런지 더욱 이해가 좋은 것 같아요.” 참가자들은 저마다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수어사전 제작을 주도적으로 맡아왔던 한국농아인협회 전 사무총장인 이미혜씨도 “아무래도 문화정보의 경우 역사적 지식은 물론이고 수어의 표현력이 좋아야 한다. 농사회에서 우수하게 인정받은 농인들로 꾸렸다”고 설명했다.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수어사전’ 해설 동영상을 접한 농인 7명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청인들에게는 ‘박물관’ 단어에 딱딱함과 지루함을 느끼기 마련. 학창시절에 과제로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그런 공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인들에게는 그동안 “멋있다”고만 느꼈던 유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20여년이 흘러서야 알게 됐다.
이들이 박물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스마트폰. 한국수어사전(http://sldict.korean.go.kr)을 검색했다. 한국수어사전은 국립국어원이 한국수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농인의 언어 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 20일 개통한 언어 보물 상자다.
지난 2005년부터 한국농아인협회와 더불어 한국수어 일상용어를 수록한 국어원은 그동안 ‘한국수화사전’과 법률, 교통, 종교 등 10개 분야 한국수어 전문용어 사전을 편찬해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컴퓨터 뿐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환경에서 한국수어사전을 제공하고, 편의성과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이 특징.
그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체험은 한국수어사전에서 ‘문화정보 수어’. 그 중에서도 총 548개의 유물에 대한 수어동영상이 담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뤄졌다. ‘문화정보 수어’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민속박물관 67개, 국립한글박물관 35개의 동영상으로 구성됐다.
동영상 속 모델은 역사적 지식과 이해력이 뛰어난 농인 5명으로 이뤄졌는데. 이은영, 황은진, 조희경, 이재란, 지미경 등이 그 주인공. “농인 당사자라서 그런지 더욱 이해가 좋은 것 같아요.” 참가자들은 저마다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수어사전 제작을 주도적으로 맡아왔던 한국농아인협회 전 사무총장인 이미혜씨도 “아무래도 문화정보의 경우 역사적 지식은 물론이고 수어의 표현력이 좋아야 한다. 농사회에서 우수하게 인정받은 농인들로 꾸렸다”고 설명했다.
▲ (위) 전시물 체험에 앞서 ‘한국수어사전’을 활용하는 방법을 농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아래) 전시물 유리에 부착된 번호를 ‘한국수어사전’에 검색하면 바로 동영상이 나온다. 이를 통해 전시물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에이블뉴스
이날 체험은 3층 전시실에서 달항아리를 시작으로, 천흥사 종, 물고기무늬 매병, 반가사유상까지 중점 포인트를 잡아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관람 시간을 가졌다.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반가사유상의 동영상은 1분 56초 가량으로 구성됐으며, 유물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이기 위해 유물 사진, 그리고 한국어 정보까지 담아냈다. ‘이 반가사유상은 특히 화려한 보관이 눈에 띄는데. 태양과 초승달을 장식해 일월식 보관이라고도 부릅니다. 전체적으로 탄력 넘치는 신체의 곡선이 강조되었고, 천의 자락은 유려한 선을 그리며 몸을 감싸고 있습니다.’
체험에 참가한 정유연씨(36세, 청각2급)는 “저번에 왔을 때는 수화통역사의 설명만 들어야 해서 시간에 제약이 있고,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없었다. 이번 수어동영상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와서 언제든 자유롭게 관람 가능해서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동영상으로 간단히 축약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편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씨는 “아쉬운 점은 아직 3개의 박물관 밖에 적용이 안 된다는 점이다. 평소 미술관이나 예술의 전당을 좋아하는데, 도슨트를 수화로 하는 곳이 없으니까 답답했다”며 “이번을 계기로 미술관 등까지 많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성철씨(33세, 청각2급) 또한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을 이제는 영상을 통해 더욱 폭넓게 접할 수 있고, 작품해설이 더욱 와 닿는 것 같다”면서도 “지금은 동영상에서 저화질, 고화질을 따로 선택해야 하는데 바로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도록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강미영 연구관은 “이번 한국수어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목말랐던 농아인들의 전시물 관람이 해소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올해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경주박물관 등 박물관 전시물에 대한 수어 동영상을 제작하며, 과천과학관과도 오는 5월말 업무협약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